요즘 신입사원에 대한 기사 mawoo 조회수1523 2012.04.09 16:53

"면접대기실 둘러보고 그 면접자는 탈락시켜"
[View] 스펙은 '짱' 패기·끈기는 '꽝'… 요즘 신입사원들 마마보이 수두룩

최진주기자pariscom@hk.co.kr
강은영기자kiss@hk.co.kr


유명 식품업체 A부장은 신입사원 면접을 보기 전에 꼭 대기실을 둘러 본다. 부모와 같이 온 지원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있는 지원자는 얼굴을 기억해 두었다가 낮은 점수를 줍니다. 다 큰 성인이 사회에 나와서까지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채용하면 나중에 골치 아픈 일이 생깁니다.”

최근 채용된 신입사원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적지 않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한 만큼 학벌이나 학점, 토익 점수 등 이른바 ‘스펙’은 최고인데 이상하게 자발성과 독립심이 떨어진다는 것. 일을 시키면 끝까지 해내려는 패기가 부족하고, 툭하면 부모가 회사에 전화를 걸어온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그런 신입사원들이 부쩍 늘었다는 얘기다.

외국계 유명 제약회사 인사담당인 B과장도 최근 신입사원 선발 후 어이없는 일을 겪었다. 한 탈락자의 어머니가 약속도 없이 다짜고짜 찾아와서 “우리 아들이 왜 떨어졌냐, 기준이 뭐냐.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며 따진 것. B과장의 수난은 연말 보너스 지급 후에도 계속됐다. 한 직원 어머니가 전화해 “우리 애의 인사 평가가 어떻길래 연말 보너스를 이것 밖에 못 받았냐, 몇 점인지 알려 달라”고 항의해 왔다는 것. B과장은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따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C차장이 지난해 당한 사례도 이에 못지 않다. 애널리스트로 입사한 후배 직원의 어머니가 추석 때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싸 들고 와서 부서에 나누어 주었다. 그 뒤 어느 날 그 직원이 실수를 해 혼을 냈더니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잘 부탁한다고 먹을 것까지 줬는데 애를 혼내냐”는 것이었다.

또 다른 증권사 D과장도 요즘 신입사원들에 할 말이 많다. 일을 지시하면 제대로 끝내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 “한 신입사원에게 ‘모 부서 담당자한테 전화해 몇 시까지 일을 처리해 놓으라’ 했는데 전혀 안 해놓은 거예요. 왜 안 했느냐 물었더니 ‘문자를 세 번 보냈는데 답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는 겁니다. 그럼 직접 전화를 해 보고 그래도 연결이 안 되면 바로 보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현상은 비단 스펙만 보고 뽑은 사례에 국한되지 않는다. 참신함과 재능에 주목해 선발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신문사는 스포츠 분야 파워블로거 E씨를 스포츠 전문 신입기자로 선발했다. 그러나 경기장에 가면 회사에서 건 전화를 잘 받지 않거나 취재원 앞에서 파워블로거라는 점을 내세워 거들먹거리는 등 자질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입사 한 달 후 다른 부서 부장이 “10년차 기자도 아니고 신입인데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E씨는 다음날 무단 결근했다. 전화를 걸었더니 부모가 받아서 “애가 그만 두겠다고 한다”며 퇴사를 통보했다.

이런 신입사원이 회사를 옮기면 경력사원이 된다. 그 때문인지 경력 사원도 ‘스펙’을 보고 뽑았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경력사원의 스펙이란 ‘유명 대기업에서 일한 경력’을 말하는데, 실제 업무 능력이나 인성 등을 모르고 화려한 이력서만 보고 채용했다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 한 그룹사 임원은 “S사에서 일한 사람을 채용했다가 후회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 사람과 함께 일했던 사람의 평가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알아보고 나서 채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부 신입사원들이 진취성이 떨어지고 부모로부터 자립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요즘 젊은이들이 부모가 모든 것을 지시해 스스로 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기업들이 사원 선발 때 실시하는 직무적성검사도 도전정신이나 패기, 불확실한 상황에서 필요한 판단력, 인내와 끈기 등을 평가하지 못하고 정해진 지시를 따르는 보통의 인간을 뽑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며 “기업의 채용방식이 변화해야 진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